와이라노
연애/썸가족

결혼식 전날 밝혀진 진실

1122시간 전

결혼식 하루 전이었다. 7년 연애한 여자친구와 드디어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예식장 계약도 끝났고 신혼집도 이미 입주한 상태였다. 전날 밤, 친구들이 총각파티를 해준다며 불러서 술 한잔하고 있는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카톡이 왔다. "내일 결혼하지 마세요."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곧바로 사진 여러 장이 도착했다. 사진 속에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팔짱을 끼고 있었고, 심지어 둘이 함께 해외여행 간 사진까지 있었다. 처음엔 합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지막 사진을 보는 순간 손이 떨렸다. 그 남자가 입고 있는 티셔츠. 내가 3년 전에 생일선물로 여자친구에게 사준 커플티였다. 술이 확 깼다. 바로 여자친구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새벽 1시. 집으로 달려갔다. 현관문을 열자 불은 꺼져 있었는데 안방에서 누군가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었더니 여자친구가 울고 있었다. 그리고 스피커폰 너머로 들리는 남자 목소리. "누나, 이제 말해야 되는 거 아니야?"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바람 상대가 아니었다. 여자친구의 친동생이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성이 달라졌고, 가족관계가 복잡해서 나한테 숨겨왔던 것이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웃었다. 그런데 여자친구는 계속 울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야..." "사실 우리 아버지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네 아버지야." 순간 귀를 의심했다. 알고 보니 30년 전 내 아버지와 여자친구 어머니가 결혼 전 교제했던 사이였고, 양쪽 부모님은 그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급하게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결과는... 친남매는 아니었다. 다만 이복남매였다. 결혼식은 당일 아침 취소됐다. 하객 300명, 축의금 접수 시작 30분 전.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건 양가 부모님이 그날 처음 만나고 나서 6개월 뒤 재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여자친구는 전 여자친구이면서 법적으로는 의붓여동생이 됐다. 끝. 😐

후일담 1

후일담 122시간 전

결혼식 취소 후 나는 회사를 그만뒀다.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을 볼 자신이 없었다. 청첩장 돌렸던 거래처, 친구들, 친척들... 다들 나를 만나면 같은 질문을 했다. "그래서 왜 파혼한 건데?" 진실을 말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성격 차이입니다." 라고만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어느 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주말에 집 좀 와." 별생각 없이 내려갔다. 그런데 거실에 들어가는 순간 얼어붙었다. 아버지. 새어머니. 그리고 전 여자친구. 셋이 밥을 먹고 있었다. 전 여자친구도 나를 보더니 표정이 굳었다. 어색함이 집안을 뒤덮었다.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왔냐?" 그날 이후 명절은 지옥이 됐다. 친척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우리 넷만 알고 있었다. 전 여자친구는 내 앞에서 "오빠, 반찬 좀 집어줘." 라고 말해야 했고 나는 "응." 이라고 답해야 했다. 법적으로는 의붓남매였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년 뒤. 전 여자친구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상대는 대기업 다니는 괜찮은 남자였다. 솔직히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도 축하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청첩장을 받는 순간 또 멘붕이 왔다. 신랑 이름이 익숙했다. 한참 생각하다가 기억이 났다. 내 대학교 룸메이트였다. 내가 소개팅도 주선해주고 군대 있을 때 휴가 나오면 같이 술 마시던 친구. 결국 내 전 여자친구는 내 친구와 결혼하게 된 것이다. 나는 결혼식장 맨 뒤에 앉아 있었다. 신랑은 나를 보며 어색하게 웃었고 신부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주례가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우연이 아닌 운명입니다." 그 순간 신랑 친구들이 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숙였다. 왜냐하면 그 인연의 절반은 원래 내 것이었으니까. 결혼식이 끝난 후 신랑이 다가왔다. "야... 괜찮냐?" 나는 웃으며 말했다. "행복하게 살아라." 그리고 돌아서는데 전 여자친구가 나를 불렀다. "잠깐만." 나는 멈춰 섰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 "우리 결혼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웃었다. "아마 지금쯤 부모님들이 더 큰 사고 쳤겠지." 그녀도 처음으로 웃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3년 뒤.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축하한다." "뭘요?" "동생 생겼다." ... 68세 아버지와 65세 새어머니가 늦둥이를 낳았다고 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집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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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영이
찌영이2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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