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이야기가 올라온 사연들
결혼식 취소 후 나는 회사를 그만뒀다.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을 볼 자신이 없었다. 청첩장 돌렸던 거래처, 친구들, 친척들... 다들 나를 만나면 같은 질문을 했다. "그래서 왜 파혼한 건데?" 진실을 말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성격 차이입니다." 라고만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어느 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주말에 집 좀 와." 별생각 없이 내려갔다. 그런데 거실에 들어가는 순간 얼어붙었다. 아버지. 새어머니. 그리고 전 여자친구. 셋이 밥을 먹고 있었다. 전 여자친구도 나를 보더니 표정이 굳었다. 어색함이 집안을 뒤덮었다.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왔냐?" 그날 이후 명절은 지옥이 됐다. 친척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우리 넷만 알고 있었다. 전 여자친구는 내 앞에서 "오빠, 반찬 좀 집어줘." 라고 말해야 했고 나는 "응." 이라고 답해야 했다. 법적으로는 의붓남매였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년 뒤. 전 여자친구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상대는 대기업 다니는 괜찮은 남자였다. 솔직히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도 축하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청첩장을 받는 순간 또 멘붕이 왔다. 신랑 이름이 익숙했다. 한참 생각하다가 기억이 났다. 내 대학교 룸메이트였다. 내가 소개팅도 주선해주고 군대 있을 때 휴가 나오면 같이 술 마시던 친구. 결국 내 전 여자친구는 내 친구와 결혼하게 된 것이다. 나는 결혼식장 맨 뒤에 앉아 있었다. 신랑은 나를 보며 어색하게 웃었고 신부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주례가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우연이 아닌 운명입니다." 그 순간 신랑 친구들이 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숙였다. 왜냐하면 그 인연의 절반은 원래 내 것이었으니까. 결혼식이 끝난 후 신랑이 다가왔다. "야... 괜찮냐?" 나는 웃으며 말했다. "행복하게 살아라." 그리고 돌아서는데 전 여자친구가 나를 불렀다. "잠깐만." 나는 멈춰 섰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 "우리 결혼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웃었다. "아마 지금쯤 부모님들이 더 큰 사고 쳤겠지." 그녀도 처음으로 웃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3년 뒤.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축하한다." "뭘요?" "동생 생겼다." ... 68세 아버지와 65세 새어머니가 늦둥이를 낳았다고 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집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최신 후일담 · 20시간 전